[IEP X INSIGHT]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 톺아보기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는 세포간 상호작용에서 큰 역할을 하며, 신체의 항상성 유지와 질병 진행에서도 기능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엑소좀(Exosomes)은 EV에 속하는 일부 특정 소낭들로, 평균 크기 100nm정도이며 세포막과 같은 이중막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엑소좀은 엔도좀(Endosome)에서 최초 형성되고, 여러 내부 물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세포 내부에서 생성되기에 엑소좀이 포함하고 있는 물질들은 원세포의 특성과 상태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갖고 있기에, 세포나 조직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질병 진단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로도 응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치료능이 있는 원세포를 이용하거나 내부 물질의 탑재를 조절하여 치료용 엑소좀으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부터 시작하여 다음 글까지, EV와 엑소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시리즈를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현재는 많은 논문들이 출판되어 있지만, EV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기 시작할 즈음 출판되었던 사이언스지의 논문을 참고하여 개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세포외소포체와 그 분류

퇴행성 뇌질환, 심혈관계 질환, 암 등에서 보이고 있는 EV의 진단 또는 치료적 잠재력과 달리, EV의 발생과정과 정제법, 분류법 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EV 활성 평가는 실제 생리학적 조건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배양과정에서 얻어지는 EV에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와 완벽하지 않은 분리법으로 인한 저순도의 EV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확한 평가 결과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EV의 각 입자의 단일 관찰 또는 추적이 어렵다는 등의 실험적 한계로 인해 EV의 생리학적 역할이나 특성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V는 이전에 알려졌던 것처럼 세포의 배설물 배출 도구가 아닌, 세포와 조직의 상태 표지와 항성성 유지 등과 같은 중요한 생리학적 과정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EV에 대한 개념은 지금도 계속해서 정립과 수정을 반복하고 있지만, 참고 논문에서는 크게 엑소좀과 엑토좀(ectosome) 두 종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엑토좀은 세포막으로부터 세포 외부로 출아되어 분비되는 소포 종류 중 하나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분비되는 예로는 마이크로베지클(Microvesicle)이 있습니다. 이들은 엑소좀과 유사한 크기를 가지기도 하지만, 크게는 1um에 달하는 입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대로, 엑소좀의 경우 엔도좀에서 유래되어 40~160nm 정도의 소낭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현재는 엑소좀만을 연구하기 위해 필요한 정제 방법과 분석법이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곧 엑소좀을 단독으로 분리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집단이 모여있는 EV를 정제하여 연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까지 엑소좀의 특성으로 연구된 것이 사실상 다른 EV들과 혼합되어 나타나는 특징을 묘사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엑소좀과, 엑소좀의 마커로 정의한 단백질들이 엑소좀의 일부 하위집단만을 대표하거나, 다양한 표현형의 소낭들이 혼합된 것을 대표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본 글에서는 엑소좀에 초점을 맞추어, 다른 소포(vesicle)와의 비교를 통해 엑소좀의 특성을 더욱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엑소좀의 형성 과정

엑소좀은 세포막으로부터 두번의 함입을 거쳐, 다수의 내강 소포(Intraluminal vesicles, ILVs)를 포함하고 있는 세포내 다소포체(Multivesicular bodies, MVBs) 형성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ILV는 후에 엑소좀으로 분비되는, 40-160nm의 크기를 갖고 있는 소낭이며, MVB의 막과 세포막의 융합을 통해 분비됩니다. 가장 첫단계로, 세포막에서 함입이 진행될 때 컵 모양의 구조가 형성되며 세포 표면 단백질과 세포 외부환경에 존재하던 수용성 단백질이 그 내부로 이동합니다. 이는 초기 엔도좀(Early-sorting endosome, ESE)을 형성하며, 어떤 경우에는 기존에 존재하던 ESE와 바로 병합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골지체와 소포체 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ESE의 내부 물질을 결정합니다. ESE는 후기 엔도좀(Late-sorting endosome, LSE)로 성장하고, 최종적으로 MVB를 형성합니다. MVB는 엔도좀의 막이 내부로 함입되어 생성되며, 이 과정이 두 번의 함입 중 마지막 함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후에 엑소좀이 될, 수 개의 ILV를 가진 MVB를 형성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MVB는 리소좀(Lysosome)이나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와 융합하여 내부 물질을 분해하거나, 세포막과 결합하여 내부의 ILV를 엑소좀의 형태로 분비할 수 있습니다.

엑소좀의 생성 과정과 연관이 있는 단백질로는 Rab, Syntenin-1, TSG101, ALIX, Syndecan01, ESCRT 단백질 등이 존재하며, 지질로는 인지질, 세라마이드 등이 엑소좀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엑소좀의 발생부터 분비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엑소좀의 생성과정과, 다른 소포 운반 신호전달체계의 교차로 인해 각 개별 인자의 역할을 탐구하는 데에 혼란이 있어, 각 분자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는 명확히 연구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ESCRT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이들을 억제하는 실험에서는 리소좀이나 자가포식소체에 영향을 주었으며, 골지체에서 유래되는 물질들의 운반을 막는 등 엑소좀의 생성 과정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상을 유도합니다. 뿐만 아니라 세포의 종류, 배양 조건, 세포의 대사 상태 등 또한 엑소좀 생성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라는 추측도 존재합니다. 더하여, 실험마다 다른 엑소좀의 생산, 농축, 정제 방식에서 오는 EV 균일성의 차이 때문일 가능성도 존재하여, 아직까지 엑소좀 형성의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Figure 1. 엑소좀의 형성 과정과 내부 물질의 탑재

엑소좀의 불균질성(Heterogeneity)

엑소좀의 불균질성은 이들의 크기 분포, 내용물, 타겟 세포에서 보여주는 기능적 영향, 그리고 세포 내 유래에서 나타납니다. 크기의 불균등은 MVB에서의 함입이 고르게 일어나지 않아 내용물의 총함량이 다르거나, 다른 종류의 EV를 포함하는 분리법 때문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엑소좀의 내부 물질로는 막단백질, 세포질 또는 핵 유래 단백질, 세포외기질 단백질, 대사 물질, 핵산(mRNA, noncoding RNA, DNA) 등을 포함됩니다. 이러한 물질들이 모든 엑소좀에 고르게 분포하지는 않으며, 이때문에 엑소좀 크기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EV 단백체 분석은 엑소좀 마커가 모든 엑소좀에 동일한 양, 동일한 비율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혔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제 실험 설계에서 일반적인 엑소좀 마커의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렸습니다. 그렇지만 단백체 분석을 통해 엑소좀의 유래를 밝혀낸 연구 결과가 존재하고, 단백체 뿐만 아니라 핵산 또한 그 유래 세포에 따라 서로 다른 분포를 보이기도 합니다. 해당 결과들을 고려하였을 때, 단백질이 엑소좀에 무작위로 탑재되는 것이 아니라, 엑소좀 생성 과정에서 작동하는 단백질 또는 핵산 탑재 메커니즘이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뿐만 아니라 엑소좀의 유래 세포 종류에 따라 그 기능이 결정되기에, 기능의 불균질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엑소좀이 생체 내에 주입 되었을 경우의 기관 친화성, 흡수 경향을 원세포의 종류가 결정한다는 데이터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엑소좀의 다양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다양하고 이들의 조합 가능성이 증가하며, 더욱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엑소좀의 불균질성을 형성합니다.

Figure 2. 엑소좀의 불균질성

세포간 상호작용

엑소좀의 흡수 메커니즘, 유래에 따라 다른 엑소좀의 특성은 엑소좀이 세포간 상호작용에서 보이는 기능에 복잡성을 더합니다. 예를 들어, 돌연변이 KRAS를 통해 유도된 발암 신호는 췌장암 세포가 엑소좀의 흡수를 촉진합니다. 이때의 흡수 과정은 대형음세포작용(Macropinocytosis)로, 세포막이 돌출을 형성하여 엑소좀을 포획하고 이후 세포막이 다시 접혀져 큰 소포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흑색종 세포의 경우 엑소좀의 막과 세포막의 융합을 통해 내부 물질을 흡수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부신속질 종양의 PC12세포는 엑소좀의 흡수를 위해 클라트린(Clathrin) 의존적 경로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서로 다른 흡수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것이 엑소좀의 흡수 후 분포, 소화, 기능 발현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유래에서 생산된 엑소좀이 보이는 기관 친화성의 차이 또한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엑소좀의 단백체 연구는 엑소좀이 탑재하고 있는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 타겟 세포에 생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종양 형성 과정에서 촉발되는 변화들(뇌종양 세포에서의 EGFRv3의 발현 활성화 등)은 침습 촉진 분자들을 다수 함유하고 있는 엑소좀을 분비합니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노출된 신경 줄기세포는 IFN-r와 결합된 IFNGR1을 포함한 엑소좀을 분비하며, 이러한 엑소좀은 IFNGR1을 발현하는 수용 세포에 흡수되어 STAT1 신호 경로를 활성화시킵니다. 이러한 예들을 통해, 엑소좀에 포함된 단백질들이 특정 신호를 선택적으로 활성화시키며, 발생 과정이나 면역 반응, 질병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EV에 대한 개괄적 설명과, 하위 분류 집단 중 하나인 엑소좀의 발생과정과 특성에 대하여 정리해보았습니다. EV, 그리고 엑소좀이 치료제와 진단 마커로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그 형성 원리와 내부 물질 탑재 과정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연구가 더욱 필요한 분야입니다. 본 글에서 참고하고 있는 논문의 출판연도는 2020년으로, 지금은 더 많은 사실들이 발견되었지만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그 생성 기전과 탑재 원리를 밝혀낸다면, 엑소좀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게 넓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엑소좀의 생체 내에서의 역할과, 질병 진행 과정에서의 기능을 더욱 자세히 알아보고, 이를 치료적 접근법으로 응용하기 위한 전략들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참고 논문 : Kalluri R, LeBleu VS. The biology, function, and biomedical applications of exosomes. Science. 2020 Feb 7;367(6478):eaau6977.